개인적으로 지금 한국의 인증제도에
상당히 불만이 많은 사람중 하나입니다.

오래전에 외국에 갔다 재미있는 USB허브가 있어서 이걸 수입해서 팔면 괜찮겠다는 생각해서 이곳저곳 수소문했습니다. 제품의 수급과 판매망은 어느정도 계산이 서는데... 결정적으로 USB허브가 인증대상이라고 하더군요. 즉 수입하기 위해서는 인증을 받아야 들여올 수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인증기관 이곳저곳에 문의했죠.

일단 모델하나당 인증비용이 120만원입니다.
그리고 기본회로가 동일한데 외형이 변경되면 변경된 제품당 인증비용이 80만원입니다.
그때 제가 본 모델이 4종류였기에... 
USB허브 4종류를 들여와서 판매할려면
일단 인증받기위해서 들어가는 비용만 360만원가량이 들더군요.

USB허브 하나 팔아서 몇천원 남을껀데...
그걸 몇개 팔아야 저 인증비용이 만회 될까? 라고 생각하니...
판매하고자 하는 마음을 싸그리 접게 만들더군요. 
최소 몇천개이상은 유통시켜야 본전을 뽑고, 수익을 남기 위해서는  몇만개이상 유통시킬자신이 없다면 접어야 되는거죠.

혹자는 이걸 무역장벽이라고도 하는데...
그때 약간이나마 알아본 정보를 바탕으로 생각하면
왜 보따리 장사들이 있는지 알겠더군요. ^^

조립 PC인증관련 기사를 보다보니 과거가 생각나서  갑자기 삼천포로 빠졌는데...

본론으로 돌아와서...

얼마전에 조립PC의 전자파 인증문제로 한때 떠들석했던 적이 있습니다.

조립PC를 인증의 대상으로 넣어 전자파 인증을 받아야 된다는 것이었죠.
근데 이 인증 비용이 10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조립PC의 가격대가 40~70만원대임을 고려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각 부품들을 사서 조립해서 인증안받고 사용하는 사람들은 잠재적인 범법자들이 되는건가요?
아니군요. 전자파인증이 판매에 대한 것이기에... 해당 부품을 구입하여 조립해서 사용할때는 문제가 없지만 이걸 다시 되팔때 부터 불법이 되는군요.

그리고 또 하나 문제점으로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것이
조립PC의 구성품들은 이미 인증을 받은 제품들인데... 이것들을 또 다시 인증받아야 된다는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주장은 어느정도 말은 되지만... 본질은 다릅니다.

조립PC시장에서는 그래픽카드나 CPU 램 하드디스크 등등 모두 하나의 상품이기에 인증을 받아야되는 대상이 되는것이고... 이것들이 조합된 조립PC 역시 또 다른 상품이기에 인증이 필요한것은 맞습니다.

즉 각각의 개별부품들이 인증을받은 제품들이지만...
그 제품들이 메인보드위에 올라가서 하나의 완전한 PC본체로 작동할때의 전자파양은 알수 없기에 인증대상이 된다는것입니다.

어제 뉴스를 보니 

이래저래 말많던 인증 문제가 일단 결론난듯한데...

첫째, 인증받은 부품으로만 조립되어야 하고,

둘째, 완성품 상태에서 시험인증을 받지 않았다는
         소비자 보호 문구를 표시한 경우는 인증이
         면제된다.

는 내용입니다.

저는 갑자기 담배가 생각나는 군요.
흡연는 각종 질병을 유발시킬 수있습니다.라는 문구를 표기하고 판매하듯이...
PC역시 "이 PC는 당신의 건강을 해칠수도 있습니다."라고 표기하고 판매해야 되는군요. ^^

이번 사태는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의 전형적인 예가 아닐까 합니다.
인증을 받아야되는 것이 맞다면... 보다 저렴하게 인증을 받을 수있도록 해야지...
저렇게 무책임하게 결론지어도 될까요?
어짜피 각 부품을 주문해서 조립해서 사용하는것에 대한 해답은 없군요.
아마 가까운 미래의 조립PC 견적에 인증비용포함 얼마? 이런식으로 작성해야 되는 것이 아닌지...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인증비용을 낮추거나,
유럽이나 미국쪽의 인증을 받은 경우 절차를 보다 간소화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것입니다.

 


Posted by Rap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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